
엄마....
엄마 손마디는 마른 나무 옹이 같아요.
손등은 소나무 껍질 같고 손은 갈퀴 같아요.
소족 끓여놓은 여물로 손등을 문질러 씻는 것은 보았지만,
난 엄마가 손에 로션 바르는 것은 한 번도 못 봤어요.
평생토록 뭔가를 길러내고 뭔가를 거머쥐려고만 했던 엄마의 손.
더없이 투박하고 거칠어진 그 손이 이제야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
엄마 손이 발바닥처럼 변할수록 제 손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을 깨달은 때문일까요?
제게 당신의 두 손을 내려놓아 주세요.
내 손이 해야 할 일까지 앞당겨 해주시느라 그렇게 변한 엄마 손 보듬어쥐고
제 뺨에 비비며 밤 내내 적셔보고 싶어요.
제 눈물로 엄마 손 씻겨드리고 싶어요
김하인 著, 2008. (주)위즈덤하우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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